신혼 3년차, 슬슬 2세를 계획하고 있다. 나랑 와이프는 결혼 전부터도 딱히 아이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딩크도 아니고 아이가 빨리 갖고 싶은 것도 아닌 부부. 주변을 보면 그런 부부가 요즘 많은 거 같다.
우리 둘다 30대고 적은 나이는 아니다. 아이라는 게 가져야겠다 마음 먹자마자 갖게되는 것도 아닌 거 같았다.
그래서 이젠 결정을 해야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대로 딩크로 살지, 아이를 가질지.
와이프랑 둘이 편하게 취미 즐기면서 딩크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둘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긴 하다.
우리 둘 모두 아이를 아주 낳고 싶은 것도, 아주 낳기 싫은 것도 아닌 상태다. 생각이 확실해질 때까지 결정을 미루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해야 한다.
아이를 갖기로 했다. 사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으면 자식을 낳고 키우는 게 자연스러운 거다. 요즘 인식이 바뀌어서 아이를 갖는 게 ‘선택’이라고들 하지만,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번식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게 자연스러운 방향인 건 맞다.
우리 둘 다 잘 키울 자신이 있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편했던 것들이 불편해질 것이고 돈도 더 많이 써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부모가 됐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어제는 와이프가 “나는 부모 자격이 없는 거 같은데 괜찮을까”라고 자신 없어 했다. 그래서 부모의 자격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는 지금 사회의 기준이 정상은 아닌 거 같다. 좋은 거 먹여줘야 하고, 좋은 학원 보내줘야 하고, 남들 하는 건 다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못해주면 부모는 죄책감을 갖고. 그러니까 애 낳는 게 부담스러운 거다.
부모가 하고 싶은 거 다 포기하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건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자격이 아니다. 자식이 행복하려면 부모부터 행복해야 한다.
어렸을 때 우리집은 가난했다. 남들 다 하는 거 못하고 살았다. 그래도 나는 잘 컸다. 경제력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아무렴 나 어렸을 때보다 못해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엄마 아빠는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시진 못했지만 나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내게 자식으로서의 부채감을 심어주지 않은 것이다. ‘우리 엄마 아빠가 날 위해 이렇게나 희생하셨는데…’하는 식의 부채감은 나를 나로서 살지 못하게 하고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게 한다.
우리 엄마 아빠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하고 싶은대로 살았다. 그러면서도 항상 내게 신경 써주셨다. 부모로부터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건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우리 삶을 억지로 희생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