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2년 타면서 느낀 점들

2016년식 기아 모닝을 장모님이 제게 주셨고 어느덧 만 2년정도 타고 있습니다. 조만간 차를 바꿀 생각이라 이 차는 처분할 것 같은데 나름 정이 들어서 조금은 아쉽네요.

운전면허 딴지는 1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차를 산 적은 없습니다. 그냥 가끔 여행가서 렌트카를 타거나, 부모님 차를 탔습니다.

모닝은 제가 본격적으로 데일리 운전 생활을 시작하게 해준 차 입니다. 출퇴근 할 때 쓰고 주말에 근교 나갈 때도 쓰고요. 이거 타면서 운전 실력도 많이 늘었습니다.

기아 모닝

제가 타면서 느낀 점을 경차 구매에 적극 참고하시라고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아니고요. 그냥 저 나름대로 느낀 것들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정리해보려고 하니 재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아 모닝 주행 2년

도심에서 몰기에 부족함이 없다

2016년식이라 10년된 차인데도 꽤 잘 나간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는요. 이 부분은 제가 좀 자신있게 말씀드리는 이유가 제 직업 특성상 외근이 많아서 차타고 이 지역 저 지역 이동을 많이 해봤거든요.

그런 상황 속에도 모닝이 그렇게 불편하다는 기분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 도심 주행 환경이 어떻습니까. 밟아봐야 80이에요. 물론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뻥뻥 뚫릴 때 90, 100 혹은 그 이상 쏘는 차들도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데 크게 부족하지 않습니다.

특히 주차할 때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경차존이 있기도 하고 서울에 주차장 입구 좁은 곳들이 은근 있거든요. 모닝은 어느 주차장이든 어려움이 없습니다.

연비가 은근 좋다

제 차가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모닝 연비가 좋습니다. 계기판에 찍히는 연비 기준으로 도심에서 15도 쉽게 넘기고 고속도로 타면 20도 거뜬합니다.

공짜로 타는 기분?

저는 실제로 공짜로 탄 거긴 합니다만..ㅋㅋ 중고차 시세 보면 400~500 정도 나오더라구요. 이게 뭐랄까 버스 지하철 타고 다니다가 차를 타기 시작했는데 아무런 부담이 안 느껴집니다. 어디 긁힐까봐 걱정도 전혀 안되고요. 세차도 아주 가끔씩만 하고..ㅋㅋ 명의 이전할 때 경차는 취득세도 무료였고요. 1만키로마다 엔진오일 교환 5만원으로 갈아주고 에어컨 필터 정도만 갈아주면서 타니까 그냥 가성비 개꿀이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운전이 나름 재밌다

경차가 은근히 재밌습니다. 약간 범퍼카 같기도 하고 ㅋㅋ 오히려 여행지 렌트해서 중형타면 저속에서 터보랙이 있기도 하고 엑셀이든 핸들이든 반응에 딜레이가 있다는 느낌도 드는데 모닝은 뭐랄까 저속에서는 그냥 밟는대로 나가고 핸들 돌리는대로 돌아가요 ㅋㅋ 제 몸이랑 일체감이 더 느껴지기 때문에 막 밟다보면 속도감도 쎄고 거의 F1 운전자 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계기판 보면 60 80 입니다.

경차 타면서 오히려 운전이 늘었다

생각해보면 경차라서 더 주위를 신경쓰면서 탔습니다. 운전할 땐 다른 차가 달리는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무리하게 끼어들어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게 만들거나, 고속도로 1차선에서 정속 주행을 해서 추월을 못하게 하거나, 야간에 라이트를 안 켜고 위험하게 다닌다거나 하면 그 차는 모닝이 아니어도 욕을 먹습니다.

경차는 가속력이 딸리기 때문에 도로에서 다른 차를 불편하게 할 확률이 실제로 높습니다. 하지만 차 성능에 맞게 달리면 됩니다. 끼어들 땐 뒷차 거리나 가속감을 고려해서 조금 넉넉하게 들어가면 되고 고속도로에선 왠만하면 1차 선을 타지 않고, 속도가 느린 화물차를 추월할 때만 잠깐 쓰고 다시 하위 차로로 내려와서 정속 주행을 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합류할 땐 차 속도를 충분히 올린 상태에서 차로로 들어가는 등등 이런 소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이 꽤 많은데 일단 이만 쓰겠습니다.

다른 차가 달리는 흐름에 방해를 안 주는데 어떤 싸이코가 경차 봤다고 하이빔 날리고 빵빵 거리겠습니까. 경차라고 무조건 무시 받는 거 아닙니다. 솔직히 고속도로에서도 90~100km 정도로만 꾸준히 달릴 수 있으면 1차로로 안 올라가는 이상 전혀 문제 없습니다.

물론 가끔은 무리해서 제 앞으로 끼어들려는 차도 있습니다. 뭐 이런 경우엔 경차니까 그런거겠죠. 저는 주변 흐름 대비 느리게 가지도 않았고 잘못한 게 없는데 말이죠. 그럴 땐 저도 죽어라 밟아서 못 들어오게 합니다 ㅋㅋ 비슷한 경우로, 차선 감소로 한 대 씩 끼어들어가는 구간에서 갑자기 두 대가 한꺼번에 들어오려고 할 때도 엑셀 확 밟으면서 앞 차랑 간격 줄여버립니다.

내가 방해준 적이 없고 상대가 무리할 때 공격적으로 엑셀을 밟잖아요? 그럼 상대차도 움찔하고 제 뒤로 들어옵니다. 자기가 잘못한 걸 자기도 알거든요. 경차로 이걸 할 때 느끼는 묘한 희열이 있습니다.. ㅋㅋ

아무튼 정리하면 차가 느리고 작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전후좌우 상황을 계속 체크하면서 운전하게 되고 무리하지 않게 차선을 바꾸는 차폭감을 익히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조금 버겁다

모닝으로도 고속도로 타는 건 가능합니다만 장거리 뛸 땐 진짜 피곤합니다..ㅋㅋ 일단 풍절음이랑 엔진 소음이 너무 커서 데미지가 많이 들어옵니다. 모닝타고 4~5시간 걸려서 300~400km 지방 출장도 내려가보고 했는데 이게 2시간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가면 몸에 피로 데미지가 쌓이긴 하더라고요. 사실 정숙성 때문에 새 차 사려는 것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원할 때 추월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맘 먹은대로 가속이 안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밟으면서 속력을 올려주고 추월하러 올라가야 돼요.

주유소를 자주 가야한다

연료통이 작기 때문에 주유소를 자주 가게 됩니다. 제 차 기준 휘발류 만땅 채우면 5~6만원 정도 들어갈 겁니다. 보통 만땅은 잘 안 채워서 2만원 3만원 넣으러 주유소를 자주 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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