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솔루션 시장의 짜증나는 커스터마이징 문화

IT 솔루션에서 커스터마이징 이라고 하면 개발된 제품에서 특정 고객사 환경에 맞게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거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해주는 걸 말한다. 말은 아주 그럴싸한데 뿌리 뽑아버려야되는 문화라고 본다.

솔루션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이거 바꿔달라고 하고 저거 바꿔달라고 하는 고객사들 보면 이게 맞나 싶다.

그럴거면 MS에도 똑같이 요청을 해라… “아 저희 회사에 설치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은 문서 저장할 때 문구를 이런 식으로 나오게 바꿔주세요” “이번에 오피스 365로 바꿀 거긴 한데 아이콘 디자인은 MS 오피스 2021 버전 대로 유지 가능할까요?”

MS에는 누구도 이런 요구를 하지 않지만 국산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땐 온갖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한다. 물론 너네가 MS랑 같냐? 하면 뭐 할말은 없으나 완성된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본 구조는 똑같다는 거다.

물론 고객의 요구사항을 듣는 건 중요하다. 실제 사용자는 고객이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거나 원하는 바가 있으면 제품 패치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정 고객사만을 대상으로 하는 커스터마이징은 득보다 실이 많다. 아니 이게 우리가 당장 일이 생기는 걸 떠나서 그런거 하나 하나 추가하다보면 검증, 관리 안 되는 소스가 늘어나는 거고 당연히 장애 포인트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객사에도 좋은 게 아니다.

어리둥절한 사람 이미지

안그래도 이력 관리가 개판인 마당에 그런 세세한 커스터마이징 이력이 체계적으로 관리될리 만무하다. 그래서 커스터마이징은 지뢰가 되어 3년, 5년만 지나도 후임자가 보면 이거 뭐지? 하고 아무도 건들이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지옥의 시작이다.

가장 중요한 건 기능이 많아지고 당장 조금 더 입맛에 맞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장애가 없는 건데 왜 자꾸 뭐 추가해달라고 하면서 스스로 장애 포인트를 늘리려고 하나.

솔직히 내가 볼 때 커스터마이징으로 요구하는 것들이 안 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냥 조금더 편하게 쓰고 싶어서, 있으면 좋을 거 같으니까 만들어 놓고 제대로 쓰지도 않고 그러는데 다시 말하지만 이런 게 결국은 다 나중에 그거 관리하게 될 사람들만 지옥으로 보내는 길이다.

바뀌어야 되는 게 있으면 정식으로 제품 패치에 반영해야되는 게 맞다… 그런 거 아니면 그냥 만들어진 대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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