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엔지니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야간 작업이 참 싫다. 이번달은 꽤 힘들었는데 야간 작업이 몰려 있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초과근무 자체가 싫은 건 아니다. 일하다보면 야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야간 작업 특유의 공기(?)라고 해야하나. 평소 개인 업무로 야근하는 것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분위기가 늘어지는 거 같으면서도 긴장감 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한 환경이라 그런 거 같다.
낮이었으면 차분하게 에러 로그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는 일도 야간에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보고 있으면 괜히 더 당황 하게 된다. 나 혼자라는 압박감 때문인 거 같다.
비효율적인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것도 싫다. 야간 작업이라는 게 서버에 설치된 솔루션 대상으로만 하는 건 아니다. 장비나 네트워크에 대한 작업도 많다. os 업데이트, 정전 작업, 아니면 다른 솔루션 업체의 작업 등.
이럴 땐 사실상 솔루션 엔지니어는 딱히 할 게 없고 대기를 한다. 그렇다고 마음 편히 쉴 수 있겠나. 어쨋든 일하러 현장에 나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렇지도 않다.
결국 집중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마음 편히 하고 싶은 거 할 수도 없는 상황이 야간 작업 대기 시간인데 나는 이 시간이 가장 의미없고 아깝다고 느낀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스트레스 받는 건 변수가 생기는 것이다. 변수라는 게 솔루션 장애일 수도 있고 장비나 os 문제일 수도 있고 네트워크 문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작업자의 동작 실수일 수도 있는데 어찌됐든 변수 발생은 시간을 잡아 먹는 원흉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별거 아닌 일도 문제 해결하다가 1시간, 2시간 흘러가버리는데 그러다보면 야간 작업 PTSD가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