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여러 사람을 만나니까 인간 관계가 넓어진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회사 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적다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것도 외근 중심의 직무 특성 때문인데 내 경험상 솔루션 엔지니어를 포함한 외근 위주의 직무는 팀내 불화가 별로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일주일에 만날일이 몇 번 없는데 불화가 언제 생기겠나.
오히려 밖에서 고생하다 들어오면 회사가 정겹기도 하고 오랜만에 보는 팀원들이 반가워진다.
내가 성격이 좀 모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사람이라는 게 맨날 보면 더 정들고 좋아질 거 같지만 보면 볼수록 거슬리는 게 생기고 단점이 보이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을 같이 하다보면 나와 생각이나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이 분명 있기 마련인데 그럴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분명 일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일지라도 그 사람에 대한 사적인 부정적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공과사는 그렇게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밖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면 그럴 일이 거의 없다. 물론 프로젝트로 함께 일을 하기도 하는데 si처럼 파견 형태로 매일 함께 일하는 거도 아니다.
대부분 개인으로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한다. 그래서 외로운 면도 있지만 반대로 사내 인간 관계의 스트레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느낀다.
완전히 혼자만 하는 건 나도 싫은데 이 직무는 개인 플레이가 베이스인 상태에서 팀 플레이도 같이 하는 느낌이라 밸런스가 맞는 거 같다.
쓰고 보니 소수의 사람과 깊은 관계를 오래 맺는 걸 선호하지 않는 나의 성향이 또 드러나는 거 같은데 뭐 어쩌겠나. 나도 나름 예전부터 성격을 좀 고쳐보려고 했었는데 이건 바뀌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냥 선호하는 친밀도의 깊이가 좀 낮은 것 뿐이다.
어쨋든 정리하면 팀 플레이보다는 개인 플레이 성향이 좀 더 강한 사람에게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은 장점이 있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