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업무에 ChatGPT 1년 써보고 느낀점

ChatGPT를 처음 써본 건 작년 1월 쯤이었고 ChatGPT-4가 출시된 뒤로는 유료 버전으로 지금까지 쓰고 있다. 한달에 20달러니까 그동안 30만원쯤 쓴 거 같다.

그동안 지불한 비용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이젠 ChatGPT가 없으면 안 될 거 같다. 이거보다 더 나은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구독하면서 쓸 거다.

처음엔 ChatGPT가 구글링 시간을 줄여주는 정도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념 학습 중심으로 ChatGPT를 사용했다. 예를 들면 “SQL JOIN의 사용 방법을 알려줘”라고 물으면 ChatGPT는 조인의 사용 목적과 방법 예제를 줄줄 알려준다. 이것 조차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긴 하지만 이건 구글에 “SQL JOIN 사용법”을 검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경험이었다.

generative ai image

그런데 점점 ChatGPT는 그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 이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조차 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솔루션 엔지니어로서 고객사에게 여러 요청을 받곤 한다. 제품의 기능으로는 제공하지 않는 형태의 데이터를 뽑아달라거나, 서버에 자동화 작업을 구현해 달라거나, API 연동을 해달라거나…

이런 요청 사항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DB 쿼리를 짜야하고 스크립트를 짜야하고 코딩을 해야 한다. ChatGPT는 그런 것들을 대부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테이블과 B 테이블에 있는 값을 한번에 조회하고 싶어. A 테이블의 정보는 ~이고 B 테이블의 정보는 ~ 이야. A 테이블의 ~ 컬럼과 B 테이블의 컬럼을 조회할 수 있게 쿼리를 짜줘. 단 A 테이블의 ~컬럼 값이 ~인 경우로 결과를 제한해줘"

이런 지시가 가능하다.

더 구체적으로 시킬수록 대답을 어려워 하기는 커녕 더 정확한 답변이 나온다. 모르거나 못하는 분야가 없다. 이건 정말 활용도가 미친 거다.

요구사항들을 ChatGPT의 도움을 받아 하나 둘 처리해 봤는데 이게 정말 된다. 점점 ChatGPT를 많이 활용하게 됐다.

방법을 잘 모르겠는 작업도 ChatGPT의 대답을 들어보면서 어 이거 할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꽤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디버깅에도 자주 쓰고 있다. 에러가 발생했을 때 에러 메시지를 던져주면 원인을 설명하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한다. 항상 맞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수긍이 가는 대답을 내놓는다.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는 비율도 꽤 높다.

human helped by ai image

물론 너무 의존하거나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ChatGPT가 내놓은 답을 무지성으로 적용하진 않는다. 이해한 내용, 납득이 가는 답을 활용한다.

과연 ChatGPT가 내놓은 결과를 내가 한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걸로 뭔가를 했다고 해서 내 실력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도 든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구글링으로 알아보고 한 건? 그것도 누가 해놓은 걸 참고해서 내 상황에 적용하는 건데? 오직 내 머리에 있는 것만을 이용해서 해야 내가 한 거라고 할 수 있는 건가?

아니다. 처음엔 누구나 모방해서 하는 거다. 스택오버플로우에 있는 거 복붙하고 내 의도에 맞게 살짝 수정하고… 그렇게 돌려보고 안 되면 다른 거 찾아보고… 다 그런거 아니겠나.

ChatGPT는 그 과정을 좀 더 편하고 빠르게 해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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