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블로그도 ChatGPT 이전과 이후로 다르다. 원래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방식은 검색 후 사이트에 찾아들어가서 생산자가 만든 원본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Chat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원본이 아닌 AI가 요약한 결과를 바로 얻게된다.
이 구조 속에서 변하지 않은 지식에 대해서는 검색이 AI에 대체 되었다고 봐야할 것 같다. 기존의 지식은 이미 AI가 학습을 완료한 상황이고 어찌보면 콘텐츠 생산자보다 더 쉽게 잘 알려줄 수 있다.
핵심은 새로운 콘텐츠다. 가장 연관도가 높은 게 언론이다. 언론은 매일 매일 News, 즉 새로운 정보를 생산한다. 그 말은 AI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답을 출력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원본이 없으면 AI의 답변도 없다는 말이다.

원본이 없으면 AI 답변도 없다. 이 사실이 중요하다. 때문에 AI 시대에도 인터넷에 새로운 글은 발행되어야 한다. 언론은 News를 올리기 때문에 너무나 명백한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럼 나 같은 개인 블로거는 어떨까.
블로거라면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글을 새로운 정보로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개인의 경험이 있고 개인의 경험은 독자적이기 때문이다. 즉 경험이 담긴 블로그 글은 생성형 AI 시대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
문제는 보상이다. AI 라는 중개자가 없을 땐 검색을 통해 소비자는 원본으로 접근한다. 원본으로 접근하면 그 사이트에 있는 광고도 보게 되고 그 사이트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도 있다.
그런데 AI가 크롤링을 통해 언론사의 글을 가져가고 소비자들에게 요약해서 뿌려주면 말그대로 재주는 언론사가 부리고 이익은 AI 회사가 가져간다. 나는 이 구조를 처음 봤을 때부터 지속될 수 없는 구조라고 느꼈다. 당연하다. 그렇게 하면 누가 뉴스를 발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나. 블로그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퍼플렉시티가 기사 사용 대가를 지불하는 요금제를 도입했다는 기사를 봤다.
사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 검색 시대에는 검색에 노출되지 못하는 뉴스기사 빛을 못 받듯 AI에 인용되지 못하는 뉴스기사는 죽어갈 것이다. 구조는 똑같다.
문제는 나 같은 개인 도메인의 블로그 글이다. 검색 환경에선 대형 언론사와 개인 블로그는 조건이 동등하다. 노출되면 원본으로 유입된다. 그리고 그 유입 자체가 보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처럼 AI 서비스사가 대형 언론사와 1대1 계약을 맺는 구조라면 개인 사이트와 대형 미디어의 위치는 다르다.
블로그 글의 영향력이 어떤 방향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AI 서비스 업체랑 협상을 통해 별도의 구독 모델을 얻어내야 하는 거면 네이버나 티스토리처럼 도메인 파워가 센 블로거들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을 거 같다. 내가 뭘하지 않아도 포털이 알아서 자사 컨텐츠를 보호하려고 할테니까.
ChatGPT의 등장으로 열심히던 블로그 운영을 거의 놓았었다. 그러다 한달 정도 전부터 다시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원래 기술 블로그라는 컨셉으로만 글을 썼는데 이젠 그냥 나를 쓰고 있다. 개인 블로그는 범주를 정하지 않고 나를 쓰는 게 정답인 거 같다.
한달 정도 열심히 포스팅을 하면서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올랐다. 글을 쓰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된다는 것. 일상의 순간에 좀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 힘을 빼고, 무던하게, 나를 담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을 오래 취미로 가져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