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8.5세대 전시장 방문 시승 후기

차 시승하고 왔는데 사진을 하나도 안 찍은 거 보면 내가 진짜로 이 차가 사고 싶었던 건가 싶긴한데, 어쨌든 시승 후기를 작성한다. 앞으로는 밖에서 뭐 하면 사진을 좀 찍어야겠다.

나는 지금 모닝을 타고 다닌다. 산 건 아니고 가족한테 얻은 거라 말그대로 돈 한 푼 안 들이고 차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모닝 탄지는 1년 좀 넘었는데 솔직히 모닝이면 충분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울에서 차 막히기 시작하면 모닝이건 제네시스건 포르쉐건 다 기어가는 거고, 막히지 않으면 보통 80~100 수준으로 달리는데 그정도는 모닝도 한다.

고속도로가 문제인데 나는 고속도로를 한달에 2~3번 이상은 타는 편이라 체감을 하고 있다.

방음이 잘 안된다. 100 정도로 달리기 시작하면 일단 자동차 스피커로 라디오나 음악은 제대로 못 듣고 풍절음만 들린다. 그래서 차 안에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꽂고 탄다. 아무래도 위험할 수 있어서 한쪽만 끼고 탄다.

추월이 힘들다. 나도 양심은 있기 때문에 모닝으로 1차로 주행은 잘 안 한다. 보통 2차선이나 3차선에서 80~100 수준으로 무난하게 정속 주행하는 걸 선호하는데, 모닝에게도 추월해야 할 일은 반드시 생긴다.

앞 차가 너무 큰 트럭이라 시야가 다 가리거나 80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거나 이럴 땐 1차로로 내려가서 추월 후 다시 2차로로 내려와야 하는데 이게 가뿐하진 않다.

추월할 땐 순간적으로 속도를 붙이는 게 중요한데 모닝은 70 수준에서 100~120 수준까지 속도를 내려면 엔진이 죽여달라고 굉음을 낸다. 소리만 들으면 거의 람보르기니가 가속하나 싶은데 속도는 천천히 오른다.

폭스바겐 시승 얘기 쓰려고 했는데 모닝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있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모닝은 고속도로에서 사고나면 더 위험하다. 와이프 입장에선 이게 가장 크리티컬한 부분이라서 차 바꾸라고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무슨 차를 살까 나름 고민을 해보다가 알게 된 게 폭스바겐 골프였다.

골프는 현 시점에서 ‘그돈씨’가 나올만한 차라고 볼 수 있고 해치백, DCT 특성상 한국에서 약간 외면 받고 있는 차라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오히려 그래서 좀더 끌렸던 면도 있었던 거 같다.

진짜 이상한 차면 모르겠는데 알고보면 명차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차 사고 싶다! 라고 생각이 든 계기는 정확히 박스까남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난 뒤였다.

이 시승기는 생각 날 때마다 다시 보곤 한다. 골프라는 차의 가치를 아주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에 골프는 ‘작은데 좋은차’인 거 같은데 나는 그런 수요가 있었다.

종종 국내 여행 갔을 때 아벤테, 소나타, 그랜저 등 2박 이상 타봤는데 그때도 난 아.. 모닝말고 이 차로 바꾸고 싶다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 감각을 기반으로 골프에 대한 환상을 품기 시작한지 반년은 된 거 같은데 이번에 시승을 신청해서 타볼 수 있게 됐다.

좀 넓은 도로에서 100 이상을 달려보고 싶었는데 전시회장에서 하는 시승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다. 전시장 주변을 대략 10분 정도 타볼 수 있을 뿐이었다.

환상을 너무 품었기 때문인지, 시승 시간이 짧았기 때문인지 타면서 와 진짜 좋네.. 라는 생각이 바로 들진 않았다. 다만 가속했을 때의 느낌은 생생하게 좋았다고 느껴진다.

자꾸 급도 안되는 모닝이랑 비교를 하게되긴 하는데 내가 지금 타는 차가 모닝이라 어쩔 수 없다. 모닝은 40에서 80 수준으로 가속을 한다고 칠 때 기어가 변경되면서 차가 툭, 툭 두세번 정도 저는 게 몸으로 다 느껴지는 반면 골프는 무슨 전기차마냥 한번에 쭈욱 뻗어가는 느낌이었다. 단숨에 속도가 올라갔다.

유튜브 리뷰 보면 골프의 코너링, 핸들링이 예술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나 같은 일반 운전자가 짧은 시내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이번 시승에선 가속할 때의 부드러움만 기억에 남는다.

시승하고 나서 견적을 받았다. 영업 팀장님이 골프는 프리미엄 모델이랑 프레스티지 모델이 있는데 사실상 한국엔 프레스티지 모델만 들어온다고 했다. 그래서 딱히 선택지는 없고 골프를 사려면 300쯤 더 비싼 프레스티지 모델로 대부분 가는 모양이었다. 난 딱히 옵션에 욕심 없긴 한데..

견적가는 취등록세 포함 4200 정도로 60개월 풀할부 때리면 월에 79만원 정도나왔다. 금리는 4% 중반 정도 기준이다. 여기에 보험료도 올라갈테니까 대충 월에 15만원 더 낸다고 생각하면 월 95정도 되려나.

사려면 살 수 있는 차긴하고 분명 타면 좋을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단순히 모닝이 조금 불편하고 위험해서 차를 바꾼다고 생각하면 4200이라는 금액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솔직히 2000만원 대면 어지간한 국산 중고차는 거의 다 살 수 있고 신차로 가더라도 선택지가 꽤 많기 때문에 와이프랑 다른 국산 차들도 시승을 해보기로 했다.

역시 차는 리뷰로만 접근하면 안 되고 무조건 직접 타봐야 한다.

하지만 그 가속감만은 기억에 남는다. 시승 끝나고, 흠 그렇게 대단한 건 잘 모르겠네.. 생각했는데 집에 오니까 이따금씩 가속할 때의 부드러움이 생각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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