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는 우리나라 기업용 IT 솔루션 시장은 클라우드 제품보다는 온프레미스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제품을 쓸 때 회사는 직접 물리 서버 장비를 들여와서 운영한다.
클라우드 제품의 장점이 있지만 아직은 비싸다는 판단 때문에 구축형 운영 비율이 더 높은 거 같다. 하지만 SaaS 형태의 제품 사용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을 뿐이다.
SaaS는 장점이 많다. 초기 도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다. 돈을 지불하면 거의 바로 제품을 쓸 수 있다. 유지보수 계약을 따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물리 서버 장비를 유지보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솔루션 엔지니어들이 하는 업무의 많은 부분이 고객사가 자체적인 물리 서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초기에 제품을 도입하는 순간부터 고객사에 별도의 서버를 구축해야 하고 서버 운영을 위한 지원이 계속된다. 장비를 소유하면 소프트웨어 자체 이외에도 부차적인 관리가 뒤따른다. PM 작업, 서버 이관, EOS에 따른 서버 교체 등.
만약 고객이 SaaS 형태로 제품을 구매하면 어떨까. 서버 장비를 들일 필요가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장비 관리가 필요 없어지면 엔지니어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럼 솔루션 엔지니어라는 직무는 필요 없어지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업이 그러하듯 그렇게 무자르듯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게 쉽게 대체되진 않는다.
특정 영역의 일이 덜어지는 만큼 다른 부분의 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고객이 솔루션을 활용하는 범위를 넓히는데 집중해서 안내할 수 있다. 지금은 구축하고 배포하는 것 자체에 비중을 크게 두다보니 실제 사용 패턴은 가능한 단순하게 운영되는 느낌이 있다. 영업 단계에서 기술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할 수도 있다.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온프레미스 형태의 도입이 줄어들수록 솔루션 엔지니어가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의 형태도 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근데 생각해보면 SaaS 솔루션 사용에 따른 업무 영향은 기업의 IT 인프라 팀에도 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