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불합리한 작업 대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

주말에 고객사에서 6시간을 내리 대기하고 열이 받아 글을 쓴다.

고객사에서 서버 장비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장비에 설치된 솔루션을 다시 시작해야 되기 때문에 엔지니어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 발생 시 원격으로 지원할 수 있게 유선으로 대기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환경이면 직접 방문해서 지원하기도 한다. 이런 작업은 주말에 한다.

장비를 옮길 때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해야 하는 건 별게 없다. 장비가 세팅되면 서비스를 다시 기동하고 특이사항이 없는지 확인하는 정도만 하면 된다.

문제는 이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리 서버 장비를 이동하고 새 장소에서 마운트하고 네트워크 연결 작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예정한 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하는 일이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이해는 되지만 몇 차례 겪다보니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긴 대기 시간 짜증

토요일 오후 4시까지 오라고 해서 시간 맞춰서 갔는데 밤 10시가 넘어서야 작업을 시작하면 그걸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유선 대기라고 다르지 않다. 오후 3시부터 대기해달라고 해놓고는 저녁 8시, 11시가 되어서야 전화가 온다.

그런데 업체에선 엔지니어의 이러한 대기 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 요청한 시간보다 작업을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딱히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

대기하는 동안 일을 안 한다고 쉬는 게 아니다.

유선 대기여도 주말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연락이 오지 않을까 신경써야 한다. 반쪽만 쉬는 상태다.

현장에서 대기 하면 1~2시간은 참을만 하다가도 그 이상 넘어가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짜증이 올라온다. 내가 지금 여기 와서 뭐하고 있는 건가.

사람을 불러서 일을 시킬거면 시간이라는 걸 신경써야 한다.

10분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을 시키기 위해 대기 시작 시간을 보수적으로 일찍 잡아 놓고 대여섯 시간을 기다리게 한다. 그리고 사과 한마디 없다.

변수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치자. 근데 대기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요금이 부과되는 방식이면 과연 그렇게 태평하게 대기시켜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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