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가장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일정을 맡겨 놓은 것처럼 요구하는 고객들을 상대할 때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할 수 있죠?” “내일 모레 야간 작업 가능하시죠?”
이런 갑작스러운 재촉을 들을 때마다 마음 속에서는 장난하나… 라는 생각이 곧바로 튀어오르지만 상대는 고객이기 때문에 애둘러 “죄송하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서… 다른 날 진행하면 안될까요?” 하고 공손히 물어본다.
엔지니어가 고객사 하나만 전담 마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해달라고 하면 곤란하다.
사안에 따라 정말 급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앞도 뒤도 없이 빨리 해달라고 재촉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그냥 안 급해도 세상 급한 것처럼 구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솔루션 엔지니어는 기술직이 아니라 서비스직이라는 것을 갈수록 느낀다.
그렇다고 서비스만 잘하면 되는 건 아니다. 작업할 때마다 어리버리 타면 담당자들한테도 무시당하기 쉽다. 작업을 척척 잘해내는 모습을 보여야 고객사에 무슨 말을 해도 힘이 실린다.
‘엔지니어가 작업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몇 년 일하다 보면 이 바닥에선 일 제대로 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 있을까 말까라는 걸 알게 된다.
근데 또 직장이라는 게 그렇게 진중하게 일하는 사람만 필요한 건 아니다. 일하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람마다 장점이 다르다는 거다.
어디서 누굴 만나도 말을 잘 터는 인싸 재질의 사람이 있고 진중하게 기술적으로 열심히 파는 해결사도 있고 그냥 사람 자체가 유쾌하고 재밌는 사람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그냥 ㄸㄹㅇ여서 존재 자체가 흥미로운 사람도 있다.
다 필요한 사람들이고 그때 그때 사람에 따라 서로 잘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고 그런 거 같다.
결국 그냥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면 된다. 안 되는 거 붙잡으려고 하지말고 가진 강점을 개발하는 게 답이다. 내가 어떤 부류인지는 워드프레스 블로그 파서 이런 글을 주절주절 쓰고 있는 거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싸들은 절대 이런거 안한다.
갑자기 얘기가 딴대로 샜는데 이 얘긴 내가 되게 중요하게 느낀 부분이라 담에 따로 하나 써야겠다.
아무튼 오래 가려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된다. 요즘 매너리즘이 오는 거 같다. 화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