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토스 앱을 뒤적거리다가 발행어음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가 간이 크지 못해서 선뜻 어딘가에 투자를 못하고 있었던지라 토스 파킹통장에 놀고 있는 돈이 좀 있었거든요. 당분간 딱히 쓸 일도 없을 거 같아서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발행어음에 대해 알아보니까 일정 기간 돈을 두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총 2000만원(한국투자증권 1500만원, KB증권 500만원)의 발행어음을 매수했고 지금은 돈 쓸 일이 생겨서 모두 매도했습니다. 토스 발행어음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투자 후기를 남깁니다.
발행어음이란?
발행어음은 금융사가 돈을 조달하기 위해 찍어내는 어음입니다. 보통 6개월~1년을 만기로 단기 투자 상품이고 만기에 정해진 원금 + 이자를 돌려줍니다. 정해진 돈을 돌려준다는 게 포인트에요. 성과에 따라 많이 주거나 적게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예금처럼 만기가 되면 이자를 쳐서 돌려줍니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넣으면 6개월 뒤에 510만원을 돌려주는 식입니다.
“그럼 그냥 예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예금보단 이자가 최소 1~2% 높기 때문에 메리트는 있습니다. 작년엔 더 높긴했는데 현재 기준으로도 연 4.2~4.3% 수준이니까요. 뭐 저축은행 예금으로 가면 얼추 비슷해지는 거 같긴합니다.
발행어음은 아무 금융사나 발행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야만 가능합니다. 해당 금융사가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입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을 토스 앱에서 사고 팔 수 있습니다.
토스 발행 어음 (한국투자증권 / KB증권)
토스에서 발행 어음을 매수하면 증권사의 위탁 계좌를 만들게 됩니다. 그 과정을 모두 토스 앱 안에서 처리할 수 있어서 편했어요. 전체 과정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발행 어음을 매수하면 아래와 같이 매입금액과 만기예정일을 카톡을 보내주더라구요. 저도 처음엔 혹시 몰라서 6개월 만기로 500만 넣어봤어요.
근데 6개월 되니까 약속했던 것처럼 이자랑 같이 돈을 쏙 입금해줬습니다.
KB증권 같은 경우는 카톡으로 매입금액이나 만기예정일을 보내주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다가왔을 때 재투자 예정 안내 카톡이 왔어요. 한국투자증권은 만기시 원금과 이자 모두를 계좌로 넣어줬습니다. 반면 KB증권은 이자는 계좌로 넣어줬고 원금인 500만원은 그대로 재투자를 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만,, 이게 제가 뭔가 따로 설정을 해서 그런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2회차로 알아서 재투자되었다는 카톡입니다. 2회차 금리는 0.1% 더 높았습니다.
금리를 비교하자면 늘 한국투자증권이 조금 더 높은 거 같습니다. 근데 제가 만기를 못채우고 중도 판매를 해보면서 알았는데 중도 판매 시 중도상환금리는 KB증권이 더 유리했어요.
아래는 한국투자증권 퍼스트 발행어음 약정(특판) 상품입니다. 중도 상환 수익률이 연 1.17%죠.
KB증권은 약정 수익률의 50%였습니다.
이 부분은 시기별로, 상품별로 다를 수 있거나 제가 뭔가 착오를 일으킨 걸 수도 있으니까 발행어음을 매수하게 되시면 만기 수익률이랑 함께 중도해지이율도 보시는 게 좋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총평
토스 발행어음 투자 총평입니다. 천만원 단위의 돈이 통장에 놀고 있으면 관심 가져볼만 합니다. 토스 앱이다보니 상당히 투자가 편합니다. 계좌 개설부터 매수까지 10분도 안 걸렸어요. 예금처럼 무슨 무슨 조건이 맞으면 우대 금리 주고.. 그런 거 없이 그냥 깔끔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원할 때 쉽게 추가 투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계속 투자해서 돈을 불릴 수 있다는 건 아니구요. 그 정도로 많은 이자를 주는 건 아니니까요. 대신 투자처를 찾고 있는데 그 전까지 잠깐 시중은행 이자보다 1~2%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원금이 까지지 않고 언제든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 가지고 있는 거랑 유동성이 거의 비슷해요. 주식이랑 다르게 판매하고 당일에도 바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발행어음 매수 주의사항
원금 보장이 아니라는 게 이 상품의 유일한 단점입니다. 혹시 헷갈리실까봐 다시 말씀드리지만 원금과 정해진 이자를 확정적으로 지급해줍니다. 단지 예금처럼 예금자 보호법 같은 걸 적용 받을 수 없다는 거에요. 투자 상품이라서요. 그러니까 한국투자증권이나 KB증권이 망하면 돈 못 돌려 받습니다. 사실 이정도의 리스크는 무시해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긴하지만,, 그래도 꼭 인지는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