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수 투자에 관심이 생기면서 TQQQ 라는 ETF를 알게 됐다. TQQQ는 미국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지수가 오른다는 가정하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 매력을 느꼈다.
일단 무지성으로 조금씩 사모으고 있었다. 그래도 뭔지는 제대로 알고 사자는 생각에 리서치를 조금 해봤는데 생각보다 이 투자에 회의적인 의견이 꽤 많았다.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답을 정리해 보고 계속 사도 될지 결정해 본다.
변동성이 너무 크다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오르면 좋지만 하락했을 때 멘탈 관리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계좌를 보니까 변동성이 크긴 하더라. +40% 이던 수익률이 불과 한두 달 사이에 -20%까지 떨어지는 걸 봤다.
하지만 변동성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1~2년 보고 팔 생각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5년 이상 모아갈 생각이라 그 기간 동안의 변동성은 감내할 수 있다.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는 돈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변동성에 무딘 편이기도 하다.
애초에 단기 트레이딩을 위한 상품이다
이건 ETF 판매하는 운용사에서도 상품 소개 문서에 박아놓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일일 지수를 3배 추종하는 것이지 장기적으로는 3배를 추종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이다. 실제로 어느 구간에선 QQQ 상승률의 2배를 겨우 맞추기도 한다. 그러니까 5년 뒤에 QQQ가 100% 수익률이 났다고 하면 TQQQ가 무조건 300% 수익이 나는 게 아니라 200%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단순히 “3배 벌겠네?”하고 접근하면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꽤 중요한 포인트는 맞다.
그럼에도 TQQQ는 내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운용사도 일일 지수를 추종한다고 강조하긴 하지만 사실 5년 이상의 장기 성과를 봐도 3배에 거의 근접하는 걸 볼 수 있다. 최근 1년, 5년 성과는 거의 3배를 맞추는데 성공했다.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수가 올랐을 때 QQQ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수익은 낼 수 있다.
닷컴 버블 같은 폭락장이 오면 계좌가 녹는다
닷컴 버블 때는 TQQQ가 출시되기 전이라 기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당시의 지수를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맞는 말이다. 닷컴 버블 때의 최고점을 20년이 지난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면 진짜 망한 투자가 맞다.
근데 사례가 너무 극단적이다. 예를 들어 닷컴 버블의 최고점에 내 모든 재산을 몰빵해서 넣으면 망했을 거라는 말인데 그렇게 극단적으로 망한 투자를 하기가 더 어렵다. 아무튼 해결책이 있다. 분산 투자를 하면 된다. 급락한 구간에도 꾸준히 모으면 평단이 내려가면서 +로 전환한다. 물론 이건 지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는 가정이 필요하고 급락하는 구간에 사모을 수 있는 멘탈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다시 오른다는 믿음이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리고 닷컴 버블 같은 상황은 TQQQ가 아니라 그냥 QQQ도 망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미국의 대표 기술주들이 앞으로도 우상향 할 거라는 믿음으로 투자하는 것 아닌가. 시기나 성장률을 알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성장할 거라는 건 분명할 거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주식 시장은 꽤 효율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 폭락에서 투자자들은 “폭락했을 때가 기회다”라는 인식을 경험으로 느낀 거 같다. 이번 폭락장엔 회복 기간도 매우 빨랐고 회복을 넘어서는 급등장이 이어졌다.
여전히 개별 종목에선 말도 안 되는 광풍이 포착되지만 적어도 미국의 우량 기업 100개에서 동시에 닷컴 버블 같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을까 싶다.
나스닥 100이 하루에 33% 떨어지면 상폐된다
이것도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TQQQ가 투자은행과 스왑 계약을 체결해서 3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도 그럴 일이 거의 없다. 이 내용은 나스닥100 지수가 하루 33% 하락할 수 있을까? 글에 정리해두었다.
결국 오른다면 레버리지가 유리하다
다른 거 다 치우고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지수가 오르면 레버리지 ETF가 유리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건 사실이다. 지수가 떨어지면 레버리지 ETF는 더 많은 손실을 본다. 이것도 사실이다.
그럼 이제 선택하면 된다. 오른다고 믿는다면 레버리지를 선택하는 게 꼭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기간 제한이 있는 투자면 레버리지 ETF는 적합하지 못하다. 하지만 기간을 5~10년으로 두면 변동성을 감내하면서 더 많은 수익을 취하는 전략이 먹힐 가능성이 높다.
내 의지와 관계 없이 반대매매나 청산되는 시나리오가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런 구조는 아니다.
길게 보고 TQQQ를 적립식으로 사모으는 전략은 유효할 수 있다.
결론
- TQQQ의 위험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나스닥 100 지수가 오른다고 믿고 변동성을 견딜 수 있다면 투자해 볼만하다
- 다만 조만간 써야되는 돈으로는 투자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