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업무를 하면서 새로 알게 되는 건 적어 놓는 습관이 있다. 기록하는 거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적어 놓으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기억하려고 노력하면 에너지를 써야 한다. 하지만 그냥 적어 놓으면 까먹었을 때 다시 보면 된다. 이 방식의 단점도 있는데 외우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거다. 근데 상관없다. 외워질 때까지 다시 보면 그만이다.
‘할 줄 안다’는 게 무엇일까.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오로지 내 머리속에 있는 지식만을 인출해서 작업을 완료해야만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무는 코딩테스트가 아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건 결과다. 매뉴얼을 보면서 작업을 마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정해진 시간에 일을 끝낼 수 있느냐이지 엔지니어가 작업을 모두 외워서하는 똑똑한 사람인지가 아니다.
지식이 꼭 내 머리 속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지금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그걸 바로 찾을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기록은 중요하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이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다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울 필요는 더더욱 없다. 물론 스마트폰 조차 못 들고 들어가는 환경도 있긴한데 드물다.
실무 능력은 외워서 되는 게 아니라 반복하는 과정에서 체득하는 것이다. 그래서 억지로 기억할 필요가 없고 까먹으면 다시 찾아보면 된다. 무언가를 까먹었다면 외우지 않아서가 아니라 충분히 반복하지 않아서다.
외우는 것보다 중요한 건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다. 논리를 받아들여야 더 쉽게 외울 수 있고 응용력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