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할 때 겁이 많은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조심스러운 건데 조금이라도 위험해 보이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이면 다시 확인하고 작업을 이어 나간다.
그래서 작업 속도가 느리다. 헷갈리는 게 있을 때 일단 해보기보다는 멈추고 확인 후에 다시 하려는 편이다.
스트레스도 더 받는다. 작업을 앞두고 일어나지도 않은 상상의 나라를 뇌피셜로 펼친다. 이렇게 되면 어떡하나… 혹시 이렇게 되진 않을까…
조심스러우면 실수는 확실히 줄긴하는데 너무 실수를 줄이는 것에 매달리는 건 좋지 않은 거 같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실수는 수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실수나 문제라는 건 애초에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주의였는데 일을 하면 할수록 그건 불가능 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인간인 이상 실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더 중요한 건 실수를 다시 수습하겠다는 자세다.
일하면서 느낀 건데 수습이 안 되는 실수라는 게 별로 없다. 대부분은 큰 문제는 없이 넘어갈 수 있다.
실수를 수습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다. 실수하지 않았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인과관계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실수가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나쁘다.